   박노항씨에게 보내는 훈련병의 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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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ㆍ작성일: 2001-05-07 (월) 12:32 | ㆍ조회: 2429 | |
 "정말 밥맛이 떨어집니다. 군복무 그거, 대한민국 남자라면 당연한 것 아닙니까? 병역이 무슨 백화점 상품입니까, 아니면 돈과 권력으로 사고 파는 김중배의 다이아몬드입니까?" 2일 전진부대 신병교육대 각개전투훈련장. 흙먼지 풀풀 날리는 훈련장을 박박 기던 권혁(23) 훈병이 사회지도층 병역 비리 질문에 그동안 쌓였던 불만을 내뱉았다. 전북 전주가 고향인 권오보(21) 훈병은 고등학교 졸업과 함께 곧장 제과제빵 학원에 등록했다. 빵 만드는 기술을 1년 동안 열심히 배운 권 훈병은 경기 성남시의 한 제과점에 취직해 일을 하다 3월 23일 입대했다. "사실 입대 영장을 받았을 때 별 생각 다 들었어요. 정말 할 수만 있다면 안 갔으면 좋겠다는 그런 생각이었지요. 그렇지만 돈이 있나요, 아니면 든든한 빽이 있나요." 그러나 권 훈병은 이제 "군대 생활이 즐겁고 또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배울 것도 많다"고 말했다. 그리고 '군대를 가야 사람이 된다'는 말로 용기를 준 부모님께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전북대 의류학과에 재학중 입대를 한 강윤호(21) 훈병은 초등학교 4학년 때 어머니를 여의고 현재 아버지와 할머니 세 식구가 살고 있다. "군대간다고 하니까 할머님이 많이 우셨어요. 아마 하나밖에 없는 손주인 데다 어머님이 안 계셔서 더 하셨던 것 같아요. 제 손에 꼬깃꼬깃 접은 5만원을 쥐어 주시던 그 모습이 눈물납니다". 강 훈병은 박 원사 병역비리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결자해지라고 했습니다. 묶은 사람이 풀어야 하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박 원사님은 새까만 후배인 우리에게 마지막 명예를 선물해야 합니다. 그 방법은 소수의 권력을 비호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를 숨김없이 털어놔 다시는 불행한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겁니다." 인천항 부두에서 하역 일을 하다 입대한 김대령(22) 훈병은 "군생활이 아직 갈길이 멀지만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여럿이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웠다. 앞으로 사회생활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집 떠나와 열차 타고 훈련소로 가던 날 부모님께 큰절하고 대문 밖을 나설 때 가슴속엔 무엇인가 아쉬움이 남지만 풀 한포기 친구 얼굴 모든 것이 새롭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젊은 날의 생이여....' 훈병들이 부르는 '이등병의 편지'가 각개전투훈련장에 나지막이 울려퍼진다. 하니리포터 이용남 기자 hjphoto@hanima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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